신넨카이(신년회) 가이드: 일본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방법
일본의 연말연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1년 중 직장에서 긴 휴가를 얻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기이다. 하지만 가족과 사회, 직장 문화에 따라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려면 이마저도 짧게 느껴지므로 일반적으로 다들 굉장히 바쁘게 보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직장과 사교 모임 중 가장 보편적인 행사가 바로 한 해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보넨카이’와 새해의 시작을 환영하는 ‘신넨카이’라고 할 수 있다.
신넨카이란?
보넨카이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12월에 열리는 보넨카이(망년회)는 말 그대로 ‘한 해를 잊는 모임’으로 한 해의 노고를 되돌아보고 긴장을 푸는 자리로, 신넨카이(신년회)에 비해 시끌벅적하고 격식 없는 술자리를 갖는 것이 전형적이다. 신넨카이는 보통 1월에 열리며, 다가오는 미래에 초점을 둔 술자리이다. 다시 말해 신넨카이는 보다 진지하고 또한, 다소 형식적인 행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회사나 모임에서 보넨카이와 신넨카이를 둘 다 개최할 때는 더욱 그러한 경향이 있다. 이때 보통 연배 있는 직원이 회사의 신년 목표에 대한 대담을 한다. 때로는 일본의 북인 ‘타이코’나 현악기인 ‘샤미센’ 라이브 연주를 포함해 전통적인 신년 행사 분위기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더하기도 한다.
원래는 보넨카이와 신년카이를 둘 다 개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의 회사나 모임에서는 둘 중 하나만 여는 경향이 있다. 비용을 아낄 수 있음은 물론 바쁜 시기에 참석자가 느낄 수도 있는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신넨카이는 누가, 언제, 어디에서 할까
기업의 신넨카이는 회사 전체, 부문, 팀 등의 다양한 단위별로 진행된다. 또한, 동급생들이나 취미 동호회, 스포츠 클럽, 동창생들이 신넨카이를 통해 새해를 기념하고 소망을 나누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요즘의 보넨카이는 주로 회사나 클럽 모임과 같은 공적인 행사로서 열리고, 신넨카이는 사적인 모임의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아졌다.
신넨카이는 주로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나 캐주얼 레스토랑, 연회장에서 열리며 예산이 적은 회사라면 사무실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자카야나 레스토랑은 상황에 따라서 음료 무제한 서비스가 포함된 신넨카이 특별 코스 메뉴를 제공한다.
신넨카이의 음식과 술
신넨카이와 보넨카이는 힘들었던 지난 기억을 잊고 다가오는 미래를 맞이하는 자리인 만큼, 종종 술의 소비에 대해 관대한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회사 또는 모임 멤버들이 좀 더 마음을 열고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상사가 사원들에게 평소의 딱딱한 형식으로부터 ‘브레이크(휴식)’를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날 저녁만큼은 회사의 위계질서에서 오는 부담에서 벗어나 모두 똑같은 참석자로서 긴장을 풀고 즐겨도 된다. 일본의 국민적인 술로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케는 신넨카이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다. 나쁜 기운을 막고 새해에 좋은 소식을 불러들이는 술인 만큼 행사 자리에서도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보넨카이를 비롯한 다른 사교 모임에서처럼 다른 종류의 술을 마실 수도 있다.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신넨카이에는 주로 다양한 종류의 핑거푸드가 마련된다. 직접 준비하는 신넨카이라면 미리 조리되어 판매되는 음식이나 테이크아웃 요리를 준비하며, 사교 모임에서 주최하는 파티라면 각자 나눠 먹을 음식을 가져오는 ‘팟럭(potluck)’의 케이터링 형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신넨카이에서는 전통적으로 행운이 있다고 여겨지는 음식들과 일본의 새해 음식인 모찌(떡)를 먹는 관례가 있다.
신넨카이의 규칙과 관습
일본에서의 다른 술자리처럼, 지켜야 할 규칙과 관습이 존재한다.
- 일본에서의 다른 술자리처럼, 지켜야 할 규칙과 관습이 존재한다.
- 파티 참석자의 잔이 비어 있는 것을 봤다면, 본인의 잔을 채우기보다 먼저 그 사람에게 술을 따라주는 것이 관습이다.
- 계산 시 회사에서 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경우 각자 얼마나 먹거나 마셨는지에 상관없이 모임 내에서 비용을 똑같이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 파티는 보통 지하철 막차 시각 전에 끝나며 참석자들 사이에서 사전에 조율된 내용이 없으면 그때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 모임은 대부분 상사가 대담을 한 후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침으로써 끝을 맺는다. ‘요이!’라고 외친 후 손뼉을 한 번 치고 끝내는 고전적인 ‘잇폰지메’ 와 ‘요이!’를 외친 후 3·3·3·1 패턴의 박자를 세 번 반복하는 ‘산본지메’ 등 독특한 관습은 모임이 끝났음을 알기 쉽게 해주고, 자리가 파했으므로 참석자가 떠나도 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준다.
- 공식적인 행사가 끝난 뒤에도 몇몇의 사람들은 장소를 옮겨 또 먹고 마시는 ‘니지카이(2차)’를 통해 파티를 이어가기도 한다. 신넨카이의 애프터파티 장소로는 이자카야가 가장 보편적이며, 이 시기에는 하룻밤에도 몇 번씩이나 자리를 옮겨가며 여러 이자카야에서 마시는 일도 빈번하다.
- 자신이 타야 하는 지하철의 막차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날 밤을 캡슐 호텔 같은 곳에서 보내야만 할 수도 있다!
신넨카이는 일본에서 새해를 기념하는 편하고 즐거운 자리
한 해를 시작하는 시기에 직장 동료와 사교 모임, 친구 등 그 해를 같이 보낼 사람들과 다가올 일 년을 기대하며 그 순간을 공유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격식 없는 자리에서 각자의 염원에 대해 이야기하며 즐기는 시간이 좋은 한 해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경험하게 될 모든 신넨카이를, 문화와 관습에 주의하면서 최대한으로 즐겨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