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각지의 다채로운 토속 음식을 한 곳에서 맛보는 방법

일본의 각 현에는 저마다 별미로 손꼽히는 다양한 토속 음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몇 가지만 예로 들자면, 밥을 살짝 으깨서 꼬치에 끼워 구운 것(기리탄포)을 냄비에 끓여먹는 아키타의 별미 기리탄포 나베를 비롯해, 일본식 볶음면, 볶음밥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효고의 진미 소바 메시 같은 메뉴들이 있어요. 지역마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특별하고도 독특한 조리법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냅니다.

일본 남서부에 위치한 규슈 지역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수많은 인기 토속 음식을 자랑합니다. 규슈를 방문하시면 현지에서 다양한 토속 음식을 꼭 맛보세요. 규슈는 8개 현이 있는 넓은 지역인데, 그중에서도 후쿠오카가 가장 번창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후쿠오카 중심지인 하카타역 근처에 있는 한 맛집에서는 규슈에 속한 모든 현을 방문할 시간이 없더라도 갖가지 종류의 규슈 토속 음식을 맛보실 수 있답니다. 오늘은 그 맛집 탐방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 함께 떠나볼까요?

규슈의 유명한 토속 음식은 뭘까요?

규슈는 미야자키 치킨난반이나 나가사키 짬뽕 같은 요리를 비롯한 수많은 토속 음식으로 유명한데요. 특히 후쿠오카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토속 음식이 많습니다.

후쿠오카의 유명한 음식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돈코츠 라멘(뼈가 붙어 있는 돼지고기 육수로 끓인 라멘), 멘타이코(명란젓) 또는 아마오우 딸기를 떠올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일본인에게는 뜨겁고 맛있는 모츠나베가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토속 음식으로 꼽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는 보통 찾아볼 수 없는 이 인기 메뉴를 맛보기 위해, 필자는 아래의 맛집을 찾아갔습니다!

한 음식점에서 다양한 규슈 요리 맛보기

‘간테키야, 하카타 혼텐’은 하카타역에서 도보 1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 조건을 가진 이자카야(전통 일본 식당식 주점)입니다. 이곳은 무척 인기가 높아 규슈 다른 지역에도 지점이 여러 개 있고, 도쿄에도 지점이 한 곳 있습니다.

느긋한 기분이 드는 일본식 공간

식당 인테리어는 일본식으로 꾸며져 있는데, 조용한 분위기라 더없이 좋습니다. 신발을 로커에 넣은 후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았습니다.

수많은 사케병과 복고풍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어 인상적이었고,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공간이 훨씬 더 넓었습니다. 크고 트인 식사 공간도 있어 단체 식사도 가능하게 되어 있더군요. 대나무 발을 내리면 거의 전용 룸처럼 별도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으므로,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좌석에는 ‘호리고타츠’ 형식의 테이블이 있습니다. 즉, 앉는 자리는 일본식이지만 테이블 아래로 바닥에 공간이 뚫려 있으므로 의자에 앉는 것처럼 다리를 펼 수 있습니다. 저처럼 무릎을 꿇고 앉거나 책상다리로 앉는 데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걱정 없이 편안한 자세로 식사하실 수 있어요.

외국인을 위한 다국어 메뉴

일본어로 된 메뉴를 이해하지 못해 일본에서 음식을 원하는 대로 주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식당에서는 영어, 중국어, 한국어가 표기된 다국어 메뉴를 제공합니다. 게다가 각 요리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주문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재료와 요리 방법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식당에서는 도리텐(오이타 스타일의 프라이드치킨)부터 사츠마 아게(가고시마의 튀김 어묵)까지 다양한 종류의 규슈 토속 음식을 내놓습니다. 이런 요리와는 별개로,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해물 철판구이와 끓여가며 먹는 요리도 있어 일본 음식 문화를 직접 체험하기에 그만입니다! 메뉴에 나와 있는 음식이 전부 맛있어 보였지만 필자는 점원이 추천해 준 모츠나베와 치킨난반을 주문했습니다.

간장 수프의 모츠나베 첫 시도

모츠나베는 소와 돼지의 부속물이나 곱창(모츠)을 양배추, 부추, 마늘, 고춧가루와 함께 냄비에 끓여 먹는 요리입니다. 이 요리는 식당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종류의 수프와 함께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간장 수프, 약간 강한 맛이 특징인 미소 수프, 또는 가볍게 짠맛을 내는 소금 수프 중에서 선택해 드실 수 있습니다. 가벼운 맛부터 강한 맛까지 다양한 맛이 있으므로, 기호에 상관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모츠나베는 요리되지 않은 재료 그대로 서빙되므로 요리되는 과정을 직접 보며 드실 수 있습니다. 국이 끓기 시작하면 국자로 채소와 소/돼지 부속물에 뜨거운 국을 부어 재료에 국물 맛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합니다. 음식이 다 익으면 불을 끄고 드시면 됩니다. 다 드신 후에는 남은 국물에 짬뽕면을 넣고 끓여 라멘처럼 드시거나 밥을 넣고 죽으로 끓여 드실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낭비되는 음식이 없어 좋을뿐더러, 끝까지 원하는 만큼 양껏 드실 수도 있어 일석이조랍니다!

실은 이번이 저로선 두 번째로 모츠나베를 먹어본 건데, 처음 먹을 때는 간장 수프로 끓여 먹었어요. 진하게 우려낸 육수 국물은 다시마와 가다랑어를 사용해 만드는데, 가볍게 입맛을 자극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 식당에서는 일본산 소의 작은창자만 곱창 재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곱창의 쫄깃한 식감이 외국인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용기 내어 도전해 보고 싶다면 드셔 보세요! 새로운 맛이랍니다! 저도 처음에는 씹기 어려웠지만 몇 번 정도 꼭꼭 씹어 보니 빠르게 적응되면서 그 맛에 홀딱 빠져버렸답니다. 채소도 국물에 담가 끓여 먹는데 맛이 끝내줍니다.

후쿠오카에서 즐기는 미야자키 인기 요리

치킨난반은 미야자키현의 토속 음식인데, 프라이드치킨을 단 식초로 맛을 내고 타르타르 소스를 끼얹어 먹는 요리입니다. 치킨에 타르타르 소스만 내놓는 식당도 일부 있지만, 이 식당에서는 전통 조리법에 따라 실제로 닭고기에 단 식초가 잘 배어들도록 해서 요리합니다.

프라이드치킨의 닭 다리 살이 무척 부드럽고 맛있더군요. 타르타르 소스에 일본식 육수를 가미해 달콤하고 절묘한 맛을 냅니다. 삶은 달걀과 양파 조각을 꽤 큰 조각 형태가 되도록 타르타르 소스에 썰어 넣어 내오므로, 마치 샐러드를 먹는 기분으로 소스를 드실 수 있습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모츠나베

냄비에 끓여 먹는 음식(나베)이라고 하면 우린 보통 겨울철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먹는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간테키야, 하카타 혼텐’에서는 연중 내내 모츠나베를 주문해 뜨거운 음식을 드실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점심 메뉴로 모츠나베 세트가 나오므로 언제든 규슈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식당은 약 140석 규모로 자리가 넉넉하니 한창 바쁜 시간대에 가더라도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식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화나 온라인으로 예약(일본어만 가능) 하고 가면 바로 식사할 수 있으니 좋겠죠.

규슈 음식에 대한 개인적 의견

필자가 먹어본 규슈 토속 음식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처음 접하시는 분은 맛과 식감이 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에 드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식당의 분위기가 정말 편안하더군요. 일본 여행 중 이곳에서 특히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에 규슈 방문객 수가 크게 늘고 있는데 이 지역의 토속 음식을 맛보기 위한 것도 중요한 방문 이유 중 하나라는군요. 단 며칠의 짧은 여행 기간 중에 규슈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모든 토속 음식을 맛보기는 어려운 노릇이므로, 이렇게 한 번에 다양한 유명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있어 정말 좋더군요.

일본을 벗어나면 규슈 요리 전문점을 찾기 어려우니, 후쿠오카에 가실 때는 꼭 한번 ‘간테키야, 하카타 혼텐’을 찾아 식도락에 푹 빠져보시기 바랍니다.